난 지금 18시간째 누워있다..
사람이 허리를 구부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어제새벽
바닥에 물건 집으려고 허리를 숙인 순간 툭.
허리뼈 하나가 어긋나는 느낌과 함께
허리에 힘이 빠지더니 주저앉았다
식은땀이 확 나면서
어떡하지 안방에 엄마아빠를 부를까 고민하다가
일단 일어나 보자 싶어서 근처에 있던 의자를 부여잡고 일어섰다
세상에 나에게 이런 일이..
겨우 일어나 두 발자국 거리인 침대로 가서
다시 앉아보려는데 몸이..ㅋㅋ
말을 안 들었다
조금만 잘 못 움직이면 방금처럼
또 그렇게 아플 것 만 같은 두려움과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앉지도 못하겠고
일어서는 건 더 못하겠고..
고통이 덜 느껴지는 자세를 조금씩 찾아
두 발자국 거리 침대에 눕는데 오분은 걸린 듯..
열흘 전쯤부터 의자에 앉으면 허리가 많이 뻐근했다
오래 앉아있어서 뻐근한가보다 정도에서
갈수록 잠깐만 앉아도 바로 뻐근해지길래
아빠 복대를 빌려서 착용하고 있었고
확실히 좀 나은 느낌이었다.
이땐 아픔이 아닌 뻐근함이라서
자기 전 스트레칭 정도로 풀면 되겠지 싶었고..
(사실 그마저도 안 하고 맨날 그냥 잤다. 누우면 편하니까)
암튼 병원에 갈 생각은 안 했다
복대의 도움도 한 이틀 지나니 소용이 없어져서
이틀 전부터는 계속 엎드려있었다
어찌 됐든 공부는 해야 하니까
엎드린 자세가 허리에 안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엎드리거나 누우면 허리가 편하니까 엎드렸다가 뒤집었다가 하면서 공부했다
단점이라면 1시간 중 30분을 잠든다는 것..ㅋㅋ
(원래 누우면 바로 잠드는 잠만보답게
잠드는 느낌은 없었으나 계속 잠에서 깨어났다..)
그래서 이래선 안되겠다 서서 공부해야겠다 는
굿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책상 위에 두는 서서책상을 하나 살까 싶어 검색하고 그랬는데..
그날 새벽 허리를 삐었다. 바로 어제다.
그래서 난 지금 누워있다
절망적이다
억지로 알고 싶지도 않은 내용 꾸역꾸역 공부했는데..
내 친구 수 보다 많은 학자들 외우느라 고생했는데..
이제 진짜.. 남은 열흘 동안
정리한 거 암기만 빡세게하면 시험 잘 볼 것 같은 예감인데..
누워서라도 그냥 공부를 해볼까
쓸 수 없어도 암기는 될 텐데..라는 마음과
지금 허리 상태로는
열흘 뒤 2시간 넘게 앉아서 시험을 볼 수 있기나 할 런지.. 막막하다
그냥 누워서 보고 싶었던 드라마나 볼까 싶기도 하고
공부한 게 아까워서라도 시험은 보고 싶으니
일단 책을 볼까라는 갈등을 매 순간 하고 있다
어제 밤새도록 허리 삐었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
뭐 허리디스크와 근육염좌의 차이점,
요추염좌 응급처치법 등
병원 영상을 수십 개 봤다
영상 수십 개 보고 내린 결론은
일단 누워있자.
단순한 삐끗이라면
2~3일 바른 자세로 누워 절대안정하면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며,
오히려 급하게 병원에 가려고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근육이 더 손상되면서
치료가 더뎌진다는 영상 속 의사이야기를 믿고. 누워있다
게다가 오늘 폭우가 계속 내려서 병원 갈 엄두도 안 났다.
진통제와 소염제는 삐끗 5일 전
허리 뻐근함이 예사롭지 않을 때부터 챙겨 먹고 있었고
삐끗 이후로 약 18시간째
화장실 두 번 다녀온 것 외에는 계속 누워있다.
허리를 약간이라도 숙이는 건 전혀 못하겠어서
서서는 책상 위 물건을 드는 정도도 못한다
양치하고 헹군 물 뱉을 때도 옷에 다 흘렸다
꼿꼿이 서서 세수 양치만 했는데 허리가 아파와서
방으로 신속하게 돌아와야 했다..
화장실도 처음 갈 때는
한 발자국 내딛는 것도 느릿느릿 겨우겨우
아주 천천히 갔는데 두번째는 약간 더 수월했다
두번째 화장실 갔을 땐
걷는 건 이제 좀 하겠길래 거실 한 바퀴 돌았더니
금방 또 허리가 나 아플꺼다?
이런 무서운 느낌이길래 배에 힘 빡주고
허리 손으로 받히고 방으로 돌아와 누워야 했다..ㅠㅠ
허리가 뭔가 흐물흐물해진 느낌이다
1분 정도 서 있기만 해도 허리가 못 버티고
내려앉을 것처럼 아파져서
배에 힘을 줘야 남은 거리를 돌아올 수 있다
하..
모든 자세 중 앉았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데
침대에 잠깐 앉는 건 참을 만 한데
변기에 앉으면 왜 이렇게 금방 아프냐..
앉자마자 일어서지도 앉아있지도 못하겠는 통증이 느껴지면서 허리가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일어설 때는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허벅지 힘으로 일어나고 있다.
쓰다 보니 애잔하네 증말
마침 이번 주가 생리 시작할 타이밍이라서
시작된다면 진짜 총체적난국인데..
눈치껏 일주일만 미뤄지길 바란다
복대는 잘 때도 계속하고 있고
틈틈이 냉찜질도 하고 있다
수건으로 감싸서 15~20분 정도 냉찜질하고 쉬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
서러워서 갑자기 눙물나거나 얼굴 기름져서 닦고 싶을 때
얼음팩 감싸던 시원한 수건으로 닦으면 된다..
단순한 삐끗이라면
근육에 상처가 나고 부어오른 상태일 테니
4일까지는 냉찜질로 붓기를 빼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온수 목욕이나 온찜질은
나중에 하라며 보는 영상마다 온찜질 하지 말란다
어제 핫팩 대고 잘까 고민했는데
안방까지 가지러 갈 수가 없어서 못 했었다 다행쓰..
침대에 계속 누워있으니 그것대로 허리가 아프다
좌우로 굴러서 자세를 계속 바꾸는데
이 영상 보고
https://youtu.be/ehQptipkZ9M
내 몸은 통나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움직이니까
고통 없이 자세를 바꿀 수 있다
배에 힘을 빡 주는 게 포인트다.
이 영상 보고
https://youtu.be/goG93IFWjuM
허리에 수건 끼우고 다리 밑에 쿠션 두둑이 끼워서
척추가 쉴 수 있는 자세로 누워있다
너무 많은 영상을 봐서 누가 그랬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영상 속 의사가
고통이 있는 건 몸이 아픈걸 나한테 알리는 신호라면서 섣불리 신경차단술 이런 걸로
통증만 싹 없애면
결국 손상된 근육, 인대가 나을 시간 없이 계속 무리하게 쓰이고 디스크던 염좌던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말을 내 상황에 가져와보면
진통제 효과로 엇? 이제 이자세 안 아프네? 싶어
앉아있거나 걷거나 허리 들어 올리고 스트레칭해버리면..
진통제 효과가 사라졌을 때 더 아파지는 것 같다
온종일 누워있었던 보람이 없어지지 않게
내일까지는 일단 죽은 듯이 누워있어 보련다..
걷는 게 조금 수월해지면
가까운 정형외과에 갈 생각이다
많은 영상을 보고 나니
방사통 없이 허리만 아픈 내 증상은 급성요추염좌 같긴한데
디스크일 수도 있으니까..
한의원보단 정형외과에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다
허리 아프니까 진짜 삶의 질이 제로에 가까워진다..ㄷㄷ
오늘 먹은 것.
파프리카.
그냥 먹으면 맛없으니까 요거트에 찍어먹으려고 챙겨 왔는데
침대에 와서 보니 요거트 날짜가 너무 지났길래
그냥 파프리카만 먹었다..
화장실 가기 무서워서 뭘 먹고 싶지도 않지만
약을 공복에 계속 먹으면 속이 메스꺼울 것 같아 먹었다
하기 싫은 공부 한다고 스트레스받았나 싶어서
솔직히 책 쳐다볼 마음도 안 생기고..
지금 마음이 너무 허하다
발 밑에서 온종일 온기를 느끼게 해 주는
나비에게 고마울 뿐..♡
그래도 언니가 이 악물고 너 화장실 치웠어..
사랑하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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