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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끼오

아작난 내 허리.. (허리 삐끗 후기1)

by 애끼오 2022. 7. 13.


난 지금 18시간째 누워있다..

아이스베어


사람이 허리를 구부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어제새벽
바닥에 물건 집으려고 허리를 숙인 순간 툭.
허리뼈 하나가 어긋나는 느낌과 함께
허리에 힘이 빠지더니 주저앉았다

식은땀이 확 나면서
어떡하지 안방에 엄마아빠를 부를까 고민하다가
일단 일어나 보자 싶어서 근처에 있던 의자를 부여잡고 일어섰다

세상에 나에게 이런 일이..

겨우 일어나 두 발자국 거리인 침대로 가서
다시 앉아보려는데 몸이..ㅋㅋ
말을 안 들었다
조금만 잘 못 움직이면 방금처럼
또 그렇게 아플 것 만 같은 두려움과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앉지도 못하겠고
일어서는 건 더 못하겠고..

고통이 덜 느껴지는 자세를 조금씩 찾아
두 발자국 거리 침대에 눕는데 오분은 걸린 듯..

열흘 전쯤부터 의자에 앉으면 허리가 많이 뻐근했다
오래 앉아있어서 뻐근한가보다 정도에서
갈수록 잠깐만 앉아도 바로 뻐근해지길래
아빠 복대를 빌려서 착용하고 있었고
확실히 좀 나은 느낌이었다.


이땐 아픔이 아닌 뻐근함이라서
자기 전 스트레칭 정도로 풀면 되겠지 싶었고..

(사실 그마저도 안 하고 맨날 그냥 잤다. 누우면 편하니까)
암튼 병원에 갈 생각은 안 했다

복대의 도움도 한 이틀 지나니 소용이 없어져서
이틀 전부터는 계속 엎드려있었다
어찌 됐든 공부는 해야 하니까

엎드린 자세가 허리에 안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엎드리거나 누우면 허리가 편하니까 엎드렸다가 뒤집었다가 하면서 공부했다
단점이라면 1시간 중 30분을 잠든다는 것..ㅋㅋ
(원래 누우면 바로 잠드는 잠만보답게
잠드는 느낌은 없었으나 계속 잠에서 깨어났다..)

그래서 이래선 안되겠다 서서 공부해야겠다
굿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책상 위에 두는 서서책상을 하나 살까 싶어 검색하고 그랬는데..


그날 새벽 허리를 삐었다. 바로 어제다.

그래서 난 지금 누워있다
절망적이다

억지로 알고 싶지도 않은 내용 꾸역꾸역 공부했는데..
내 친구 수 보다 많은 학자들 외우느라 고생했는데..
이제 진짜.. 남은 열흘 동안
정리한 거 암기만 빡세게하면 시험 잘 볼 것 같은 예감인데..

누워서라도 그냥 공부를 해볼까
쓸 수 없어도 암기는 될 텐데..라는 마음과

지금 허리 상태로는
열흘 뒤 2시간 넘게 앉아서 시험을 볼 수 있기나 할 런지.. 막막하다

그냥 누워서 보고 싶었던 드라마나 볼까 싶기도 하고
공부한 게 아까워서라도 시험은 보고 싶으니
일단 책을 볼까라는 갈등을 매 순간 하고 있다

어제 밤새도록 허리 삐었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
뭐 허리디스크와 근육염좌의 차이점,
요추염좌 응급처치법 등
병원 영상을 수십 개 봤다

영상 수십 개 보고 내린 결론은
일단 누워있자.

단순한 삐끗이라면
2~3일 바른 자세로 누워 절대안정하면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며,
오히려 급하게 병원에 가려고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근육이 더 손상되면서
치료가 더뎌진다는 영상 속 의사이야기를 믿고. 누워있다

게다가 오늘 폭우가 계속 내려서 병원 갈 엄두도 안 났다.

수도권 비


진통제와 소염제는 삐끗 5일 전
허리 뻐근함이 예사롭지 않을 때부터 챙겨 먹고 있었고

삐끗 이후로 약 18시간째
화장실 두 번 다녀온 것 외에는 계속 누워있다.

허리를 약간이라도 숙이는 건 전혀 못하겠어서
서서는 책상 위 물건을 드는 정도도 못한다

양치하고 헹군 물 뱉을 때도 옷에 다 흘렸다
꼿꼿이 서서 세수 양치만 했는데 허리가 아파와서
방으로 신속하게 돌아와야 했다..

화장실도 처음 갈 때는
한 발자국 내딛는 것도 느릿느릿 겨우겨우
아주 천천히 갔는데 두번째는 약간 더 수월했다

두번째 화장실 갔을 땐
걷는 건 이제 좀 하겠길래 거실 한 바퀴 돌았더니
금방 또 허리가 나 아플꺼다?
이런 무서운 느낌이길래 배에 힘 빡주고
허리 손으로 받히고 방으로 돌아와 누워야 했다..ㅠㅠ

허리가 뭔가 흐물흐물해진 느낌이다
1분 정도 서 있기만 해도 허리가 못 버티고
내려앉을 것처럼 아파져서
배에 힘을 줘야 남은 거리를 돌아올 수 있다
하..

모든 자세 중 앉았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데
침대에 잠깐 앉는 건 참을 만 한데
변기에 앉으면 왜 이렇게 금방 아프냐..

앉자마자 일어서지도 앉아있지도 못하겠는 통증이 느껴지면서 허리가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일어설 때는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허벅지 힘으로 일어나
고 있다.
쓰다 보니 애잔하네 증말

마침 이번 주가 생리 시작할 타이밍이라서
시작된다면 진짜 총체적난국인데..
눈치껏 일주일만 미뤄지길 바란다

복대는 잘 때도 계속하고 있고
틈틈이 냉찜질도 하고 있다

 

냉찜질

 

수건으로 감싸서 15~20분 정도 냉찜질하고 쉬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

서러워서 갑자기 눙물나거나 얼굴 기름져서 닦고 싶을 때

얼음팩 감싸던 시원한 수건으로 닦으면 된다..

 

단순한 삐끗이라면
근육에 상처가 나고 부어오른 상태일 테니
4일까지는 냉찜질로 붓기를 빼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온수 목욕이나 온찜질은
나중에 하라며 보는 영상마다 온찜질 하지 말란다
어제 핫팩 대고 잘까 고민했는데

안방까지 가지러 갈 수가 없어서 못 했었다 다행쓰..

침대에 계속 누워있으니 그것대로 허리가 아프다
좌우로 굴러서 자세를 계속 바꾸는데

이 영상 보고
https://youtu.be/ehQptipkZ9M

안 아프게 자세바꾸기 영상


내 몸은 통나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움직이니까
고통 없이 자세를 바꿀 수 있다
배에 힘을 빡 주는 게 포인트다.

이 영상 보고
https://youtu.be/goG93IFWjuM

허리에 수건 끼우고 다리 밑에 쿠션 두둑이 끼워서
척추가 쉴 수 있는 자세로 누워있다

너무 많은 영상을 봐서 누가 그랬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영상 속 의사가
고통이 있는 건 몸이 아픈걸 나한테 알리는 신호라면서 섣불리 신경차단술 이런 걸로
통증만 싹 없애면
결국 손상된 근육, 인대가 나을 시간 없이 계속 무리하게 쓰이고 디스크던 염좌던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말을 내 상황에 가져와보면
진통제 효과로 엇? 이제 이자세 안 아프네? 싶어
앉아있거나 걷거나 허리 들어 올리고 스트레칭해버리면..
진통제 효과가 사라졌을 때 더 아파지는 것 같다

온종일 누워있었던 보람이 없어지지 않게
내일까지는 일단 죽은 듯이 누워있어 보련다..

걷는 게 조금 수월해지면
가까운 정형외과에 갈 생각이다
많은 영상을 보고 나니
방사통 없이 허리만 아픈 내 증상은 급성요추염좌 같긴한데
디스크일 수도 있으니까..
한의원보단 정형외과에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다

허리 아프니까 진짜 삶의 질이 제로에 가까워진다..ㄷㄷ

오늘 먹은 것.

파프리카


파프리카.
그냥 먹으면 맛없으니까 요거트에 찍어먹으려고 챙겨 왔는데
침대에 와서 보니 요거트 날짜가 너무 지났길래
그냥 파프리카만 먹었다..

화장실 가기 무서워서 뭘 먹고 싶지도 않지만
약을 공복에 계속 먹으면 속이 메스꺼울 것 같아 먹었다

하기 싫은 공부 한다고 스트레스받았나 싶어서
솔직히 책 쳐다볼 마음도 안 생기고..
지금 마음이 너무 허하다

발 밑에서 온종일 온기를 느끼게 해 주는
나비에게 고마울 뿐..♡

온기


그래도 언니가 이 악물고 너 화장실 치웠어..
사랑하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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