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삐어 누워만 있을 때,
남들의 삐끗 후기를 보고 많은 위안을 받았었는데
다들 삐끗 후 일주일 후기를 끝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것 같긴 했으나
자세한 허리 상태는 안 알려줘서 아쉬웠다.
그래서 삐끗 후 한 달 차 허리 근황을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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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끗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앉았다 일어서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의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다.
일상생활은 다 가능한데
20분 정도 앉아있으면 허리 뻐근함이 느껴지고
왼쪽 골반 뒷부분 허리가 쿡쿡 쑤신다.
허리 쑤시는 건 그냥 신경에 거슬리는 정도라서 참을만한데,
무섭게도, 어제 앉아있는데
왼쪽 허벅지 앞부분이 시릿하면서 콕콕 쑤셨다..
무릎 위쪽이 잠깐 쑤시길래 허리랑 상관없는 거겠지 생각했는데
한참 앉아있으니 왼쪽다리 허벅지 위쪽이 전체적으로 시큰해져서
잠깐이었지만 충격이었다.
#%$#.. 디스크세요..?
아프기 전에 비하면 허리의 힘이 초초초 약해진 느낌으로
아직 무거운 걸 바닥에서 들어 올리는 건 못하겠고.
(또 삘까 봐 무서워서 시도를 안 한다)
무거운 걸 끌어당기거나 미는 동작에서도 힘이 거의 안 들어간다.
내가 의식적으로 허리에 힘을 안 주는 것 같기도 한데..
암튼 다치기 전에는 장사였는데 진짜..
허리 건강을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았다..
모든 게 허리에서 나온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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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진료 후 물리치료는 한 번 더 받았고,
5일 치 지어왔던 병원 약을 다 먹은 이후로 약은 안 먹는다.
물리치료를 받고 나오면 허리가 좀 탄탄해지나 싶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는데
좀 살만해진 이후로는 안 갔다.
걷기를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은 했으나 헬스는 아직도 등록하지 않았고..ㅎ
무더위와 폭우로 8월엔 집콕한 날이 더 많았다.
난 편했지만, 허리는 고통스러웠을 자세로
오래 앉아있었던 게 허리 통증의 원인인 것 같아서
한 달 동안 거의 앉아있지 않았다.
집에서는 침대든 소파든 바닥이든 되도록 누워있고
컴퓨터로 뭔가 해야 할 땐 엎드려서 노트북으로 대충 해결한다.
편하게 앉아있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긴 한데
1시간 정도 앉아있으면 허리가 굳는 것 같은 느낌이 온다.
이때 일어나면 굳은 허리가 펴지면서 아이고.. 소리가 나온다..
앉아있다가 허리에 느낌이오면
일어나서 자세를 바꾸거나 잠깐이라도 누워서 허리를 쉬게 한다.
누워서 척추를 펴주면 아주 시원하다..
사부작사부작
조잡스럽게 손으로 뭔가 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사실 그동안 앉아있는 게 가장 편했던 사람인데
억지로 계속 누워있어 보니..
훨씬 편하다 (신세계👍)
좀 게을러지는 단점이 따르지만 진짜 편하다.
갈수록 나아지는 게 느껴지던 와중에
드라이브한다고 한참 앉아있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많이 걷고 들어온 날은
저녁에 허리가 욱신거리고 그다음 날까지 불편하다.
난 젤네일을 직접 하는데,
허리 다친 후로 엄두도 못 내다가
놀러 가는데 발톱 좀 이쁘게 뽐내고 싶어서
불편한 자세로 몇 시간을 허리를 굽히고 있었더니
다음날 허리가 욱신거리고 찌릿한 통증도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허리를 무리해서 쓰고 나면
약을 먹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움직일 때마다 신경 쓰일 정도의 통증이 생긴다
틈틈이 척추질환 환우 모임 네이버카페에서 많은 글을 읽는데
허리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되면 디스크를 의심해야 한다는 글을 봤고🐵
단순 근육 염좌라도 치유기간이 최소 한 달이라는 글도 봤다.
한 달째 불편함을 느끼는 나로서는 혼란스럽고 걱정이 된다..
다시 이전처럼 힘센 나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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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했던 책상 의자도 바꿨다.
1인용 소파였던 기존 의자는 자리가 넓다 보니
양반다리(=아빠 다리)하고 앉아있는 게 가장 편했고
바르게 앉겠다고 나름 엉덩이 받침, 발 받침, 방석
이런 것들을 계속 샀는데
돌이켜보니 책상 의자로는 참 불편했던 것 같다.
원목 소파답게 묵직해서 한번 앉고 난 뒤엔 앞, 뒤 어디로든 움직이는 게 불편해서
오래 앉아있으면 자연스럽게 내 자세가 틀어졌는데,
하도 의자 위에 쪼그려 앉아있었더니
이 질긴 방석이 이렇게 찢어졌다..ㅎ
허리를 망치는 자세들
집에서는 쪼그려 앉는 자세, 마룻바닥 자세, 양반다리로 늘 앉아있었고
지하철이나, 버스 타면 허리 박살나는 자세로 주로 앉아있었다.
사실 저기 있는 사진 다
내가 하는 자세만 캡쳐해 만든 거다.. 씁쓸..
푹신한 방석, 커브체어 등을 사서 쓰면서
나름대로 자세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불편한 의자에 장시간 앉아있었던 게 아마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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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바꾼 의자는 훨씬 편하다👍
네이버 쇼핑에서 고른 10만 원대 책상 의자로
등받이가 등을 받쳐주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럽다.
예뻐서 좋고👏🏻
팔받침이 없어서 낮은 책상 아래로
의자가 쏙 들어가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든다.
고르고 보니
보통 의자보다 높이가 낮다는 걸 알았는데,
내가 쓰는 책상이 일반 책상보다 높이가 낮은 편이라 안성맞춤이다. 🐶이득
허리가 편안한 의자를 사려고 많이 찾아봤는데
허먼밀러, 립체어 등 디스크에 좋기로 유명한 의자들은 100만 원이 우습게 넘어가고
종류도 다양해서 다들 매장에서 직접 앉아보고 구매하는 것 같았다.
난 그렇게 비싼 의자가 존재하는 줄도 몰랐는데ㅎㅎ
20정도 지출을 생각하고 많이 봤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계속 못 고르고 미루다가 가성비 제품으로 골랐다.
솔직히 견고한 느낌은 없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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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하나 샀다.
올라서 있는 것만으로 허리 코어 근육이 자극된다는 밸런스보드.
며칠 사용해보니 진짜 허리 근육 단련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집에서 그냥 서있으면 왠지 다리도 무겁고 금방 앉거나 눕게 되는데
밸런스 보드 위에 올라서 있으면
1시간 넘게 서 있을 수 있어 좋다👍
후기를 보니 이 위에서 스쿼트를 한다는 사람도 있던데ㄷㄷ..
난 그냥 발목을 둥리면서 균형을 잡는 재미로 올라서 있는데
땀도 약간 나고 발바닥 지압 기능도 있어서 그런지 소화도 잘된다.
자리 차지도 없고 소음도 없고.
제품 디자인이 깔끔해서 거실 한편에 늘 두고 쓰는데,
온 가족이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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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한 달 동안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허리를 쉬게 했다.
삐끗 전처럼 건강한 허리 상태는 아니지만
오래 앉아있는 자세 외에는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다.
허리 삐끗은..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라서
습관성 삐끗이 되는 일이 절대 없도록
이번 일을 계기로 체중도 줄이고
허리 근육 강화를 위해서 노력할 생각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의 허리가 마법처럼 건강해지길..🗽
<추가>
9월.. 그니까 삐끗 후 두 달이 지나니 많이 좋아져서
무거운 짐도 이제 잘 들고 허리 힘도 거의 돌아온 느낌이다.
원상태로 95% 회복됐다✌
오래 앉아있으면 뻐근해지긴 하지만
고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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